갑부아빠

오늘은 제가 살아온 40여 년의 시간 동안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족발 맛집 하나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지금은 일산에 살고 있지만 서울 은평구에서 약 15년간 살았었습니다. 그리고 본가도 은평구에 있다 보니 본가에 가족들이 모여서 족발이 생각날 때면 항상 장충당 족발 역촌점을 찾았습니다. 

이 곳 장충당은 은평구에 역촌점과 녹번점 두 곳이 있는데 제가 가는 곳은 응암동 이마트 부근에 있는 역촌점 입니다. 물론 두 곳 모두 먹어 보았습니다만 디테일 부분의 차이가 조금 있습니다. 많이 아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프랜차이즈 매장들도 매장마다 맛이 어느 정도 차이가 있습니다. 아무리 조리법이 매뉴얼화 있다고 하더라도 만드시는 분의 숙련도와 사소한 부분에서의 차이가 맛의 깊이를 다르게 합니다. 그리고 가장 차이나는 부분이 직원 분들의 표정입니다. 장충당 족발 역촌점은 직원분들의 표정과 목소리가 아주 밝고 좋습니다. 그래서 그곳에서 식사를 하는 데도 그 기운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제가 영업 일을 오래 해서 그런지 분위기와 서비스에 상당히 민감합니다. 직원 분들의 서비스 태도 하나만으로도 별점 백만 개 드리고 싶은 매장이 장충당 족발 역촌점입니다.

 

매장에서 주는 기본 찬 세트입니다. 특별한 건 고체 연료로 그릇을 따뜻하게 데워서 식사를 오래 해도 온기가 남아있는 족발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겠지만, 요새는 저런 부분도 대부분 비슷합니다. 그리고 사진의 상단에 보시면 4종류의 소스가 있는데 왼쪽부터 새우젓, 고추간장, 어리굴젓, 마늘소스입니다. 장충당은 어리굴젓을 별도의 사이드 메뉴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맛에 자신이 있다는 거겠죠? 실제로 어리굴젓과 족발을 함께 드셔 본 적이 없으시다면 정말 추천드립니다. 물론 굴을 좋아하지 않으시는 분들은 어쩔 수 없지만 평소에 굴을 좋아하신다면, 그 조합에서 새로운 족발의 맛과 향을 느끼 실 수 있습니다.

어리굴젓 치고는 굴 사이즈가 큰 편이긴 한데 식감도 훌륭하고 비린맛도 거의 없습니다. 굴이기 때문에 비린맛이 아예 없다고는 말씀드릴 수 없지만, 제 아내가 굴을 싫어하는데 장충당 어리굴젓은 먹었습니다. 그리고 위 사진에서 어리굴젓 오른쪽에 보이는 것이 장충당 족발의 맛을 최대로 뽑아낼 수 있는 비장의 카드입니다. 얼핏 보기에 열무김치나 무청 같이 생겼지만 저 것은 갓입니다. 그런데 갓이 김치가 아닌 절임의 형태로 있는데, 갓의 쓴맛을 거의 느낄 수 없으며, 일반적인 깻잎절임이나 명이나물 과는 다르게 갓의 풍미가 아주 고소하게 느껴집니다. 새콤 짭짤한 절임의 속성에서 정말 어리둥절한 고소함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장충당 족발에 꽂힌 깃발입니다. '우리의 삶은 족발이다. ' 제 삶이 족발 같다는 느낌이 살짝 듭니다. 저희 식구 네 사람이 전부 입맛이 달라서, 모두가 함께 좋아하는 음식이 몇 가지 없는데, 족발이 그중 하나입니다. 거기에 장충당 족발은 더할 나위 없습니다.

족발은 정말 부드럽고 쫄깃하게 잘 삶아져서 나옵니다. 그리고 간이 약해서 순수한 고기 맛을 느낄 수 있고, 여러 가지 사이드 메뉴와 소스가 정말 잘 어울립니다. 제 개인적으로 맛있는 음식이란 원재료 본연의 맛이 충분히 느껴지는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기본에 정말 충실한 족발이 바로 장충당 족발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돼지고기 잡내를 잘 없애고 고기 본연의 깊은 맛을 살린 최고의 족발이라고 감히 추천드릴 수 있습니다. 쓰다 보니 더 먹고 싶은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본의 아니게 자꾸 먹는 리뷰만 쓰게 되는데, 덥고 입맛 없을 때 잘 먹고 이겨내는 것이 제일 좋은 보양이 아닐까 싶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 사신 다면 꼭 배달이나 테이크아웃이 아닌 본 매장에서 드셔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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