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부아빠

안녕하세요?

갑자기 백수가 되어 육아를 하고 있는 아빠 "갑백육아"입니다. 오늘은 첫째 아이의 추억이 담겨 있는 홍익돈까스를 찾았습니다.

이 곳은 첫째가 2년 전에 왔다가 공포의 맛집으로 등극한 개인적인 사건이 있던 곳입니다. 할머니와 함께 왔는데 엄마가 잠시 다른 일을 하느라 할머니가 유모차를 밀었는데 엄마가 자기를 버리고 간 줄 알고 심하게 울면서 눈물 젖은 돈가스를 먹은 집입니다. 그 뒤로 지나가다 이 가게를 보면 자기가 할머니 때문에 울었다고 얼마 전까지 두고두고 얘기한 가게 이기도 합니다.

 

그랬던 아이가 이렇게 커서 아무렇지도 않게 장난치며 음료를 먹는 걸 보면 시간이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 집 하고 거리도 가깝고 주차 공간도 넓고 직원들이 친절하고 음식의 맛도 괜찮고 무엇보다 양이 엄청 많아서 종종 들리곤 합니다. 홍익돈까스는 남산식 왕돈가스와 일본식 로스가스 두 종류가 다 있습니다. 근데 왕돈가스는 한 번도 다 먹고 나온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양이 엄청 납니다.

 

제가 주로 선택하는 왕돈가스와 볶음우동세트입니다. 손바닥 두장 만한 크기인데 볶음우동세트 말고 왕돈가스를 시키면 저만한 돈가스가 두장 나옵니다. 양이 적은 여성분의 경우 셋이서 하나 시켜서 먹어도 아마 양이 찰 정도 일거예요. 저희 아이 둘 포함 네 가족이 가서 메뉴 두 개 시키고 다 못 먹습니다. 튀김옷이 상당히 바삭하고 남산 돈가스 스타일로 고기가 많이 눌려있어서 얇고 쫀득합니다. 돈가스보다는 과자 느낌이 나고 일반 소스가 아닌 매운 소스를 선택할 경우 감칠맛 나는 화끈한 매운맛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한번 먹어보고 다음날이 힘들어서 안 먹습니다.

 

 

무엇보다 볶음 우동이 정말 맛있는데 단독 메뉴로도 존재합니다. 일본식 야끼소바랑은 조금은 다른 야채가 아삭하고 짭짤한 볶음 가락국수인 느낌입니다만, 제 개인적으로 홍익돈까스 1 티어 메뉴라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크림 스파게티를 좋아해서 까르보나라를 시켰는데요. 일반적인 까르보나라 양이 아닙니다. 그냥 봐도 아시겠지만 까르보나라에 들어가는 베이컨도 엄청 두툼하게 잔뜩 들어가 있습니다. 씹히는 맛도 좋고 전반적으로 상당히 풍부한 맛입니다. 간혹 상당히 싱겁고 밍밍한 까르보나라를 만나게 되는데 홍익돈까스 까르보나라는 묵직하고 진한 맛입니다.

 

신나게 면치기 하는 아들입니다. 소스가 상당히 걸쭉하고 부드럽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먹기에 좋습니다.

 

함께 가신 저희 어머니께서는 일본식 로스가스를 시키셨는데 홍익돈까스의 로스가스는 여타 돈가스집의 1.5배 정도 크기는 되는 것 같습니다. 정식에서 나오는 우동도 꼬마우동이 아니라 일반 우동이 나옵니다. 로스가스는 왕돈가스와 식감이 완전히 다릅니다. 겉은 바삭하지만 속이 쫀득한 맛이 아니라 부드럽게 씹힙니다. 양식 칼로 썰어 먹을 때도 바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럽습니다.

 

함께 간 둘째는 식사 시간 내내 자고 있어서 아무것도 먹질 못했어요. 결국 시킨 음식은 다 먹지 못하고 나왔습니다. 홍익돈까스는 포장용기를 따로 준비하고 있지 않아서 불편한 점이 있으니 참고하세요. 내가 오늘 배가 고픈데 기름칠도 좀 해야겠다. 마음먹으신다면 홍익돈까스를 강추해드립니다.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