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백수가 되어 육아를 하고 있는 아빠 "갑백육아" 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스타필드 고양을 다녀왔는데요. 첫째가 처음으로 울지 않고 유치원을 갔다 와서 대견한 마음에 장난감을 사주기로 약속했습니다. 이래저래 쇼핑을 하고 식사를 하려고 2층에 위치한 연안식당을 들렀고 항상 먹던 꼬막비빔밥이 아닌 신메뉴 꽃게살 비빔밥이 있어서 시식 후기를 공유합니다.
연안식당의 애칭 밥도둑은 다른 것보다 양념장의 맛이 가장 크게 좌우한다고 생각합니다. 2년 전 유행처럼 연안식당이 곳곳에 생겼고 대체 무슨 음식을 팔길래 사람이 그리 붐비나 했었습니다. 그리고 방문해서 연안식당의 시그니처 메뉴인 꼬막비빔밥과 해물뚝배기를 맛본 후 그 매력에 빠져 입맛 없을 때 한 번씩 찾곤 하는 식당이 되었습니다. 사실 그 양에 비해 좀 비싼 감은 있습니다만 연안식당만한 꼬막비빔밥 맛은 주변에서 찾기 힘들 정도 입니다.
연안식당의 심벌과 고유 색상은 길 가다 찾기 쉽습니다. 곳곳에 매장도 있고 얼핏 듣기로는 프랜차이즈 오픈하기 위해 돈 들고 줄 서있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물론 코로나 때문에 요새는 쉽지 않겠지만 그만큼 흥행 보장이라는 얘기 겠죠?
그런 연안식당의 신메뉴인 꽃게살 비빔밥은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거기에 그 새빨간 비주얼이 참 먹음직 스럽습니다.
연안식당의 특이점이죠. 아래 흰쌀밥이 있고 그 위에 비빔장을 담아 줍니다. 꽃게살이 하얗게 보이고 (한 마리가 들어갔다고 합니다) 다진 쪽파와 함께 맛있어 보이는 양념장이 한가득입니다. 가격은 13,000원이에요 꼬막비빔밥 보다 1,000원 비쌉니다.
사정없이 따뜻한 쌀밥 위에 비빔양념을 덜어 놓습니다. 가게의 색깔과 고유의 그릇들이 모두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마케터와 기획자가 누구인지 참 대단합니다. 한번 만나보고 싶어요.
비비기 전에 한컷 찍어 봤습니다. 이때 숟가락에 묻은 양념을 먹어 봤는데 정말 맛있습니다. 많이 맵지 않고 알싸한 것이 아주 기분 좋습니다. 근데 방심하면 안 됩니다. 꼬막비빔밥도 괜찮네 많이 안 맵네 하고 실컷 먹고 나면 나중에 뒤끝이 있어서 화장실을 자주 찾게 되는 불상사가 생깁니다. 혀는 못 느끼지만 위장이 매운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매운 음식을 잘 못 드시는 분은 비빔 양념장을 적당량 덜어놓고 간을 맞추어가며 비비시는 게 좋습니다.
밥알과 잘 어우러지게 야무지게 비벼 봤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눈치채셨을까요? 꽃게살이 밥 속에 스며들면서 흔적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설마 설마 하는 마음으로 야무지게 한 숟갈 떠 봤습니다.
꽃게살을 찾으셨나요? 저는 매운 양념 꽃게장에서 손으로 몸통을 꾹 누르면 그 하얀 꽃게살이 나오는 것처럼 그걸 하얀 쌀밥 위에 얹어서 먹던 생각이 났는데, 비벼 놓으니 그 느낌이 안 납니다. 그리고 한입 크게 넣어 봤습니다. 확실히 양념장 맛있는데 꽃게살 맛이 나질 않습니다. 꽃게의 향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밥과 비빔과 동시에 파묻혀 버리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습니다. 솔직히 먹으면서 그냥 꼬막비빔밥 시킬걸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안 식당의 꼬막비빔밥은 야들야들한 꼬막살과 매콤한 양념장, 고소한 참기름의 조화가 일품인데 꽃게살 비빔밥은 제가 너무 기대해서 그런지 몰라도 약간 실망스러웠습니다.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덮밥 형태로 먹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만약에 긴급재난지원금으로 먹는게 아니었다면 조금 돈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 같습니다. 그냥 비빔양념장에 밥 먹는 건 아니잖아요. 그 양념게장이나 간장게장의 속살과 밥을 비벼 먹는 그 환상의 맛을 기대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해 실망감이 들었습니다. 혹시라도 제 포스팅을 보시는 분들이 이 부분을 인지하시고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비비기 전에 밥 양을 조절하시거나 아니면 덮밥 형태로 드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비비면 양념 맛만 나고 꽃게 향과 맛이 느껴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