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부아빠

안녕하세요?

갑자기 백수가 되어 육아를 하고 있는 아빠 '갑백육아'입니다. 티브이에서 구경만 하던 부산 밀면을 집 근처에서 맛볼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해서 잽싸게 다녀왔습니다. 파주 금촌에 위치하고 있는 해운대 가야밀면이라는 곳인데요. 주차장이 넓어서 좋았습니다. 서울에서 괜찮은 식당 가고 싶어도 주차 때문에 아이들을 데리고 가기 어려운 케이스가 상당히 많은데 경기도만 나와도 이런 부분이 해결됩니다.

냉면을 좋아해서 기존에 냉면 관련 해서 포스팅을 올렸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밀면은 너무 생소해서 어떤 맛일지 매우 궁금했습니다. 살면서 부산을 아주 어렸을 때 한 번 가보고, 마땅히 경험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부산에 유명한 명소들을 기회가 되면 꼭 가보고 싶습니다. 이번에 방문한 해운대 가야 밀면은 밀면뿐 아니라 부산의 또 다른 명물인 돼지 국밥이 메뉴에 있어서 함께 맛을 보았습니다.

지금 다시 사진으로만 보아도 먹고싶은 비주얼입니다. 냉면의 주 재료가 고구마 전분이고, 밀면의 주 재료는 밀가루입니다. 평양냉면의 경우에는 전분보다 메밀의 비율이 더욱 크기 때문에 차이가 있으니 그것을 토대로 비교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육수는 평양냉면보다 진하고, 달달합니다. 본래 평양냉면이 육수에 들어가는 본연의 재료 맛을 그대로 구현할뿐더러 삼삼한 맛으로 먹기 때문에 차이는 분명히 있죠. 처음 이 곳 해운대 가야 밀면의 육수는 단 맛이 좀 강한 편이어서 조금 우려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단 음식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면 위에 올려진 양념과 식초, 겨자를 육수에 풀어넣으니 맛이 완전히 변합니다. 단맛이 싹 사라지고 매운맛, 신맛, 짠맛이 아주 밸런스 있게 잘 어우러져서 입안 전체뿐 아니라 목 넘김까지 시원하고 풍족한 맛을 선사했습니다. 단연 제가 먹어본 면 요리 중에 상위 티어에 올려놓을 만한 맛이었습니다. 차가운 육수를 넣어둔 냉장고 통째로 집에 가지고 가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면의 질감은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의 딱 중간 정도의 찰기와 면의 굵기였는데, 워낙 밀가루 음식을 좋아하는 터라 냉면보다 더 좋았습니다. 평양냉면의 메밀향을 참 좋아하는데, 밀면은 특별한 향이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평범하지만 육수의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어서 그 부분이 더 좋았습니다. 그 부분은 고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다음은 돼지국밥입니다. 뽀얗게 우려낸 돼지 사골국물에 얇게 썰린 삼겹살 수육과 알싸한 파 향이 잘 어울리는 국밥이었습니다. 순댓국을 특유의 돼지 냄새 때문에 못 드시는 분들은 돼지국밥이 참 괜찮을 것 같습니다. 순댓국과 비슷한 맛이지만 조금 더 순하고 부드러운 돼지고기와 비계가 밥하고 더욱 잘 어울리게 합니다. 그냥 딱 밥을 부르는 맛이라고 하면 정확합니다. 새우젓을 넉넉하게 풀어서 간을 맞추고 고기를 얹고 김치와 함께 먹으면 그냥 끝입니다. 옆에 다진 양념도 있지만 육수와 고기 향 자체를 즐기는 게 훨씬 좋다고 생각됩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맛집을 새로 발견하여 참 뿌듯합니다. 저처럼 아직 부산 밀면과 돼지국밥을 못 드셔 보신 분이 있으시다면 추천드리니 파주에 해운대 가야 밀면을 한번 방문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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