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속초 닭강정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만석 닭강정을 선물 받았습니다. 아이가 유치원을 갔다가 하원 하는데 갑자기 바다를 가고 싶다고 해서 속초로 냅다 달렸습니다. 백수의 장점이 언제 어디든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속초 닭강정은 여러 언론 매체들을 통해 소개가 되고, 특히 만석 닭강정의 경우는 일부 백화점에도 지역 맛집으로 이벤트 입점을 하기도 합니다. 전화 주문을 통해 택배 배송도 하기도 하니 예전보다는 먹기 편해졌습니다. 제가 강원도에서 약 10년 정도 살았을 때에만 해도 지인들이 저에게 부탁해서 제가 사다 준 적도 몇 번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15년 만에 속초를 방문했는데 새로 고속도로가 뚫려서 금세 갔다 왔습니다. 예전에 미시령 넘어가느라 힘들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바다에서 서너 시간 신나게 놀고 난전에서 오징어회 먹고 돌아오는 길에 속초에서 만난 매부가 닭강정은 먹어야 하지 않겠냐고 해서 선물해줬습니다. 여동생 식구들이 먼저 속초에서 놀고 있었기에 함께 만나 저녁식사를 했었습니다.
예전하고 케이스가 좀 바뀌었습니다. 뭔가 두툼해진 것 같은데 이유는 조금 뒤에 알 수 있습니다. 한참 전에는 닭강정이 한 가지 맛이었고 뼈 있는 닭강정만 있었는데 지금은 매콤한 맛, 순한 맛이 있고, 순살 닭강정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속초 닭강정 이외에 인천의 신포시장 닭강정도 유명합니다만 스타일이 좀 다른데 속초 닭강정은 우리가 가장 흔하게 알고 있는 닭강정의 형태입니다. 신포 닭강정은 국물이 있는 게 특징입니다.
순살 닭강정은 이렇게 순살이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속초에서 닭강정 가지고 운전해서 돌아오면서 어찌나 냄새가 좋던지 참기 힘들었습니다. 집에 도착한 시간이 밤 12시경이었지만, 도착하자마자 개봉하기 시작했습니다.
묶인 끈을 풀고,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뚜껑을 여는데 뚜껑이 또 있습니다. 이제 보니 닭강정이 포장 이후에도 잘 식을 수 있도록 바람구멍을 내어서 이중 뚜껑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아이디어 엄청 좋습니다. 닭강정은 식어야 맛이 좋다는 사실은 대부분 잘 알고 계실 겁니다. 포장 이후에 잘 식을 수 있도록 신경 쓰신 디테일이 아주 좋습니다.
또 다시 나타난 뚜껑을 열면 한 상자 가득한 닭강정이 저를 맞이 합니다. 윤기가 흐르고 편 마늘처럼 생긴 아몬드가 송송 박혀 있으며 곳곳에 청양고추 슬라이스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땅콩 가루가 뿌려져 있었는데 상향 조정 되었습니다. 매콤하고 달콤한 향기가 너무 기분 좋습니다. 오늘 속초의 명물을 실컷 만끽하는 하루입니다. 속초에서는 싱싱한 제철 오징어회와 오징어 물회를 먹고, 집에서는 닭강정을 먹게 되었습니다.
반짝반짝 윤기 나는 닭강정과 편 아몬드 한쪽을 뚜껑 열자마자 한점 집어서 얼른 집에 넣었습니다. 속초 닭강정은 일반 치킨집에서 시켜먹는 양념 치킨과는 사뭇 다릅니다. 고기는 부드럽기보다는 쫄깃하고 표면은 바삭하지 않고 쫀득합니다. 제가 매운맛을 잘 못 먹어서 예전에 매운맛만 존재할 때는 만석 닭강정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번엔 순한 맛을 선택했는데 제대로 입맛에 맞습니다. 이게 양이 꽤 되는데, 바로 맥주 한 캔 까서 반상자를 혼자서 먹었습니다. 순한 맛이어도 매운 맛이 있으니 어린 아이들은 먹기 힘들 수 있습니다. 저희 아이들도 매워서 먹지 못했습니다. 요새는 택배 배달도 되니 생각나시면 바로 시켜서 드실 수 도 있습니다. 참고로 택배는 4,000원의 추가 비용을 받습니다. 당일치기로 갑작스럽게 다녀온 속초였지만 아이들과 아내가 너무 재밌어해서 종종 당일 여행을 다녀야겠습니다. 속초 닭강정이 생각 나시면 만석 닭강정이겠지만, 제 입맛에는 아직 푸라닭을 넘어선 치킨을 보지 못했습니다. 이상 솔직 후기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