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더운 여름 날씨에 길을 걷다 보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시원한 커피입니다. 얼마 전 아내와 함께 아이들을 맡기고 데이트를 하던 중 애매한 시간에 더위도 식힐 겸 편의점을 찾았고 새로 나온 듯한 커피가 눈길을 끌어 한 번 마셔보았습니다. 빙그레에서 신제품으로 출시된 아카페라 스페셜티 버전입니다.
본래 스페셜티는 스페셜티 커피 협회에서 평가하며 정해진 항목에 따른 기준을 보아 100점 중 80점을 넘어야 인정받는 아주 까다로운 커피입니다. 그리고 생산되는 생산지의 토양과 기후의 성질에 따라 각각 독특한 맛과 풍미를 지니고 있어 위키백과에 따르면 최근 커피 시장 점유율이 20% 정도까지 되었다고 합니다.
제가 편의점에서 확인된 종류는 두 가지 입니다.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와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원두입니다. 아마 커피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자주 찾으시는 커피점에서 두가지 이름을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 두가지 커피를 자주 접해 봤기에 일반적인 커피 전문점과 대량 생산 된 제품의 비교를 해 드릴 수 있습니다. 아마 두가지 맛이 일반적인 아메리카노 와는 맛과 향이 다르기 때문에 어색함을 느끼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선 의견을 말씀드리자면, 커피를 많이 즐기시지 않으시거나 라테나 모카를 즐겨 드시는 분들은 분명히 드시는 순간 괜히 샀다는 생각을 하실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먼저 에티오피아 예가체프입니다. 예가체프는 산도가 강해 신맛이 많이 나기 때문에 가볍고 상쾌한 느낌이 많이 드는 커피입니다. 일반적인 커피의 쓴맛보다 신맛이 강하기 때문에 생소하긴 하지만 여성분들이 많이 선호하는 산뜻한 커피 입니다. 제 개인적으로 신맛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자주 마시는 편은 아니지만, 식사 후에 텁텁한 입속을 정리하기에는 예가체프가 아주 좋습니다. 커피전문점이랑 비교하면 풍미가 확실히 떨어집니다. 바로 로스팅하여 그라인딩 후 드립 커피로 마시는 향은 정말 꽃향기처럼 그윽하고 레몬즙을 짜낸 것처럼 상큼한데 그런 향을 전부 담을 수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품으로만 평가를 한다면 아카페라 스페셜티 예가체프는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좋은 원두에서 추출한 커피를 마실 수 있기에 가성비로는 인정할 만합니다.
다음은 탄자니아 킬리만자로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인 원두와 비슷하지만 좀 더 묵직한 맛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맛이 거칠지는 않고 부드러운 편입니다. 예전에 처음 킬리만자로 원두를 먹었을 때 너무 써서 시럽을 왕창 넣었던 기억이 있는데, 아카페라 스페셜티의 킬리만자로 원두는 그 정도는 아닙니다. 예가체프와 마찬가지로 커피를 좋아하시는 분이 아니시라면 아마 입안에 쓴맛이 계속 남아 좀 거슬리실 수 있습니다. 오히려 아카페라 스페셜티 킬리만자로의 경우는 커피전문점과 차이가 크게 없었습니다. 단지 향의 차이가 있지만, 뜨거운 물을 조금 타서 희석을 하면 향이 확 올라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조금 정리하여 결론을 맺자면 아카페라 스페셜티 두 가지 맛 중 추천을 드리는 맛은 에티오피아 예가체프입니다. 일반적으로 시음하시기에 거부감이 없고 산뜻하여 즐기기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스페셜티 원두가 값이 나가는데 대량생산으로 가격을 낮춘 데다 현재 세븐일레븐에서 1+1 행사까지 하고 있으니 드시기에는 아주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탄자니아 킬리만자로는 차가운 상태에서 드시는 것보다 뜨거운 물에 희석해서 따뜻한 커피로 즐기시거나, 라테로 드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좀 많이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