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 날씨에 시원한 밀크티가 생각납니다. 작년 아이들과 함께 대만 여행 이후 푹 빠지게 된 흑당 밀크티입니다. 국내에서 가장 대만의 흑당 밀크티를 잘 구현해 낸 브랜드가 바로 타이거 슈가라는 생각이 들어 소개를 해드릴까 합니다.
작년 9월 장인어른의 환갑을 맞이하여 가족여행으로 대만을 갔었습니다. 워낙 맛있는 먹거리가 많은 대만이어서 여행 기간 내내 입안이 행복했었는데 무더운 대만 날씨에 입에 달고 살았던 음료가 바로 흑당 밀크티였습니다. 흑당 밀크티의 유행은 몇 년 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공차라는 버블티 브랜드가 먼저 자리를 잡고 있었고 간간히 즐겼습니다만 대만의 흑당 밀크티가 국내에 소개되면서 어지간한 카페나 테이크아웃 음료 매장에 빠지지 않는 메뉴가 되었습니다. 대만에서는 '행복당'이라는 브랜드의 밀크티를 많이 마셨었고, 워낙 다양한 브랜드가 있어 골고루 시음을 해 보았습니다. 흑당 밀크티 맛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밀크티에 들어가는 타피오카 펄과 흑설탕 시럽입니다.
맨 처음 흑당 밀크티를 접했을 때는 굳이 흑설탕 녹인 걸 먹어야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맛을 보는 순간 감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본래 버블티를 좋아하는데 시판되는 많은 버블티에 들어가 있는 타피오카 펄의 식감이 그리 좋지 않은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마치 딱딱한 고무 씹는 느낌도 들고, 간혹 설익은 채로 입안에서 씹히는 때도 종종 있었습니다. 대만에서 맛을 본 오리지널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타피오카 전분으로 떡을 만들어 기계를 이용해 잘게 썰고 그대로 흑당 시럽에서 익히는 제작과정도 모두 오픈되어 있고, 입안에 넣었을 때 질감도 부드러운 인절미 같은 식감이었습니다. 그래서 여행이 끝나고 국내에서 다양한 흑당 버블티를 마셔 보았지만 그런 맛과 질감을 표현해 내는 곳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타이거 슈가는 대만에서 맛본 흑당밀크티의 맛을 99% 재현해 낼 수 있었습니다.
대만 내에서도 굉장히 많은 타이거 슈가 매장을 볼 수 있었습니다. 체인점이 많고 매장마다 거대한 호랑이 인형을 전시해 두었기 때문에 발견하기 쉬웠습니다. 대만에서 맛을 보았을때는 그냥 평범한 느낌이었는데 한국에 있는 다른 흑당밀크티와 비교를 하니 천지 차이 였습니다. 진한 흑당 시럽과 쫀득한 버블 맛은 입안을 행복하게 해줍니다. 타이거슈가 흑당 밀크티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타피오카 펄의 사이즈가 구분되어있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버블티에 들어가는 타피오카 펄의 사이즈는 보바입니다. 그리고 그것보다 훨씬 작은 입자의 크기로 만들어진 펄은 쩐주라고 불립니다. 타이거 슈가에는 보바 혹은 보바와 쩐주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선택의 기회가 주어집니다. 한동안 익숙한 보바만 맛을 보다가 새로움을 느끼고 싶어 보바와 쩐주를 섞었습니다. 그랬더니 입안의 펄이 훨씬 더 풍성해지는 효과가 있었고 식감도 더욱 부드럽고 좋았습니다. 취향에 따른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매장 종업원에게 확인한 결과도 보바 보다는 보바와 쩐주가 혼합된 상태를 더욱 많이 찾는다고 하였습니다. 아마 보바만 선택하시는 경우는 타이거 슈가의 흑당밀크티를 많이 드셔보시지 않았을 경우가 맞을 겁니다.
타이거 슈가의 밀크티를 드실 때 크림도 첨가를 하실 수 있는데 이 역시 빼놓으시면 안되는 포인트 입니다. 크림이 흑당의 맛을 해치거나 느끼함을 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잘 섞인 상태의 밀크티에서 크림의 부드러움과 고소함으로 인해 밀크티의 맛과 향이 잘 살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만약 처음 타이거슈가를 가보셨거나 아직 경험해 보시지 않았다면, 주문하실 때 흑당 밀크티에 보바와 쩐주를 혼합해 주시고 크림을 넣어달라고 하시면 됩니다. 타이거슈가 흑당밀크티를 경험해보시지 않고, 대만에서 오리지날 밀크티를 경험해 보시지 않고, 일반 카페에서 흑당밀크티만을 드셔보셨다면 이 선택으로 인해 내가 흑당밀크티 맛을 제대로 본 적이 없구나 라고 생각하시게 될 겁니다.